사흘전 의회 연설에서 “반도체법 모두 없애야”
지원금 아닌 관세로 美 반도체 산업 부흥 기대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3.05.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한국 기업 등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냈던 반도체지원법을 폐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한 후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로 통과됐던 반도체법을 폐지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왜나하면 이것은 수천억달러나되고, 그냥 돈 낭비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일부 사람들은 벌써 그 돈을 가져다가 사용했다”며 “실제로는 인종, 성별, 모든 종류의 기준에 따라 (지원금)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지원받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반도체법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의회에서 제정됐고, 이에 따라 막대한 지원금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지원금이 돈낭비이며, 벌써 소진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도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가서 쓰지 않고 있다.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재정지출 없이도, 관세를 활용해 미국 반도체 산업을 되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나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회사들에 한푼도 주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관세 때문에, 관세를 내지 않기원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또한 대선 결과를 좋아했는데, 제가 매우 친기업적이고, 친고용적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반도체 산업 사퇴를 언급하면서 한국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인텔을 가지고 있었고, 인텔은 앤디 그로브(인텔 전 회장)에 의해 운영됐다. 그는 엄청난 일을 해냈고, 반도체 사업을 지배했다. 그러다가 죽었다”면서 “그 뒤로는 도대체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는 점차 반도체 사업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거의 대만이 독점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 것을 훔쳐갔다. 그들을 탓하지는 않는다. 자리에 가만히 있어서 그런 일을 내버려둔 사람들을 비난한다”며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모두 대만에 있고, 약간이 한국에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기조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70억 달러(53조원), 38억7000만 달러(5조6000억원)를 투입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전임 바이든 정부와 협상해 각각 47억4500만 달러(6조8700억원), 4억5000만 달러(62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상태다.
아직 약속된 보조금을 받지 못한 상태이며, 법안이 폐지될 경우 현지 공장 건설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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