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서울시 공공야간약국 관련 예산 전액 삭감
서울시 공공야간약국 운영이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중앙정부의 공공심야약국 본사업이 시행되는 2025년까지 야간 의약품 구매에 난항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민간 약국 야간 운영 환경 조성과 지원금 후년 지급 등 대안이 제기된다.
야간에 문 연 약국[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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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18일 각 자치구에 공공야간약국 운영 사업 종료를 안내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공야간약국은 시민들이 평일·주말·공휴일 야간에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운영하는 약국이다. 시는 2020년 9월부터 공공야간약국을 지정·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운영 중인 서울지역 공공야간약국은 총 33곳이다.
시는 내년도 예산이 감소함에 따라 공공야간약국 사업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서울시 예산은 올해보다 약 1조4000억원이 줄어든 45조7405억원으로 확정됐다. 약 12억원 규모였던 공공야간약국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시는 공공야간약국에 야간 운영 시 시간당 약 3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해왔다.
시는 공공야간약국이 문을 닫더라도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본다. 현재 서울 시내 약국 5400여곳 중 오후 10시 이후에 운영하는 약국은 평일 기준 총 177개소인데, 이 중 공공야간약국은 5개소에 불과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주말 기준으론 야간 운영 약국 총 112개소 중 공공야간약국은 28개소다. 서울시는 공공야간약국 중단에 따른 불편함이 없도록 지도 서비스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자치구별 약국과 요일별 운영시간 등을 찾기 쉽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 불편은 더할 것이 확실시된다. 공공야간약국 운영이 종료되면 주말 야간의 경우 현행 75% 수준인 84개의 민간약국만이 야간에 운영하게 된다. 공공야간약국은 의무적으로 새벽 1시까지 열어야 하지만, 민간 약국은 개인 사정으로도 문을 안 열 수 있기도 하다. 대한약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의료접근성을 확보한다며 비대면진료 초진 대상을 야간까지 확대시킨 와중에, 잘 운영되던 공공야간약국을 하루아침에 문 닫게 만들어서 심야에 방문할 약국이 없게 만드는 정책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야간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론 예비비 활용과 지원금 후년도 지급 등의 방안이 제기됐다.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야간 약국 문제는 넓게 보면 공공안전의 영역까지 이어 질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며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으니만큼 예비비를 활용하거나 예산 항목 간 전용을 통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결국 직접적인 유인은 ‘돈’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서울시와 대한약사회 등이 협의를 통해 공공야간약국을 우선 내년 운영하고, 지원금은 후년도 예산에 편성해 지급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일부 자치구는 내년부터 자체적으로 공공야간약국 운영에 나선다. 서울 마포구와 노원구 등은 구민 건강권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구비로 지원하는 ‘자치구형 공공야간약국’을 자체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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